아련한기억속의실타래

음력 2월 초하루의 단상

충북 영동의 시골살이!! 2014. 2. 28. 22:50

陰曆 2월 초하루

 

음력 2월 초하루는 가을걷이 끝나고 겨울 동안 쉬었던 머슴들이 다시 농삿일을

시작하기 전의 공식적인 마지막 휴무일로서 요즘으로는 근로자의 날, 농부의 날

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래서 2월 초하루 이날을 머슴날, 노비의날, 일꾼날, 여종날이라고도 한답니다

농사일 시작 전 마지막 휴무일이라고 주인은 맛있는 음식과 술을 내놓아 머슴의

마음을 얼러고 달래고 하면서 일꾼들 힘을 북돋우어 주었다고 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2월 초하루 날을 썩은 새끼로 목매단다고 할 정도로 다가올 농사철

남은 것은 죽어라 일만하여야 하는 시간이 왔음을 알고 일의 고단함과 마지막 휴무일을

아쉬워하는 마음에서 유래된 말이겠지요.

 

어릴 적 고향 마을에서도 2월 초하루 마지막 휴무일을 온 동네사람들이 일을 안 하는데

오래전 동네 어느 어르신이 동네 사람들은 다 노는데 이분은 화전을 일구겠다고 불을 놓았는데

그만 그 불이 산불이 되어 곤욕을 치렀다는 얘기를 하더라구요....

 

제 기억 당시 일꾼 삯이 쌀2가마(60kg 아님 80kg)와 여름철 삼베 옷 2

육류는 거의 구경을 못 하고 돼지고기가 명절 때 동네에사 한 마리 잡으면 요즘처럼 구워 먹는법!

아마도 몰랐을 겁니다. 큰 솥에 무 넣고 한 솥 끓여 한 대접씩 먹는 방법외에는....

(어른들 돼지 잡아서 고기는 다 분리하여 적당한 인원이 짐을 꾸려 9km되는 거리에 규모가 큰 국영

광업소가 있어서 광부들이 집단 거주하는 광산 사택에 돼지 고기를 팔러 갑니다. 광부들은 월급이 잘

나왔고 직업의 특성상 돼지 고기를 자주 섭취하기 때문에 사택에 까지 먼 길을 가서 돼지 고기를 팔고

집에서 잡을 때 남은 돼지머리와 내장 덤으로 먹는 맛에 먼 길을 걸어서 다니던 형편인데 어디 고기를

구워서 먹겠습니까?)

일꾼 밥은 놋 옥바리에 위로 올라간 밥이 더 많아서 상에 놓고 들고 가면 밥 그릇이 흔들 뒤뚱하면서

 전복 될까 겁 날 정도로 밥을 많이 담은 일꾼 밥그릇이 기억나기도 합니다. 그 밥그릇에는 고구마 아님

 감자가 한 개씩 심어져 되어 있었으니....

 

고향 동네 보름풍속을 생각하면서

 

해도 돋기 전 캄캄한 새벽녘에 집집마다 다니면서 이름 크게 부르면서 내 더위 사라고 소리 지르고 ..........

보름날 저녁에 처녀, 총각들이 모여서 배가 출출하여 지면 오곡밥(찰밥)을 훔치러(?) 나섭니다

밝은 달빛을 의지하여 정지로 들어가 (해마다 반복되는 행사 오늘 저녁에도

이 넘들이 틀림없이 올 것이라는 기다림속에 재미있게 놀고 먹어라! 자식같이 생각하는 어른들의 사랑)

솥 뚜껑을 열면 한 그릇 혹은 두 그릇의 오곡밥을 준비하여 밥 뚜껑 덮고 행여

식을까봐 더운물에 밥 그릇을 담궈두어 식지 않게 배려 해 주는 아주 사려 깊고

포근한 인심들이 있었던 어릴적 고향 동네 인심입니다만 지금은 그런 장난들도

하지 않은게 아마도 오래 되었지 않았나 싶어네요.

이렇게 배짱 좋게 훔쳐 온 밥과 나물들을 희희락낙하면서 먹는 맛이란 참! 상상만 하여도 웃음이

나오고 이제는 되돌아 갈 수 없는 추억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