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2월 초하루의 단상
陰曆 2월 초하루
음력 2월 초하루는 가을걷이 끝나고 겨울 동안 쉬었던 머슴들이 다시 농삿일을
시작하기 전의 공식적인 마지막 휴무일로서 요즘으로는 근로자의 날, 농부의 날
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래서 2월 초하루 이날을 머슴날, 노비의날, 일꾼날, 여종날이라고도 한답니다
농사일 시작 전 마지막 휴무일이라고 주인은 맛있는 음식과 술을 내놓아 머슴의
마음을 얼러고 달래고 하면서 일꾼들 힘을 북돋우어 주었다고 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2월 초하루 날을 썩은 새끼로 목매단다고 할 정도로 다가올 농사철
남은 것은 죽어라 일만하여야 하는 시간이 왔음을 알고 일의 고단함과 마지막 휴무일을
아쉬워하는 마음에서 유래된 말이겠지요.
어릴 적 고향 마을에서도 2월 초하루 마지막 휴무일을 온 동네사람들이 일을 안 하는데
오래전 동네 어느 어르신이 동네 사람들은 다 노는데 이분은 화전을 일구겠다고 불을 놓았는데
그만 그 불이 산불이 되어 곤욕을 치렀다는 얘기를 하더라구요....
제 기억 당시 일꾼 삯이 쌀2가마(60kg 아님 80kg)와 여름철 삼베 옷 2벌
육류는 거의 구경을 못 하고 돼지고기가 명절 때 동네에사 한 마리 잡으면 요즘처럼 구워 먹는법!
아마도 몰랐을 겁니다. 큰 솥에 무 넣고 한 솥 끓여 한 대접씩 먹는 방법외에는....
(어른들 돼지 잡아서 고기는 다 분리하여 적당한 인원이 짐을 꾸려 9km되는 거리에 규모가 큰 국영
광업소가 있어서 광부들이 집단 거주하는 광산 사택에 돼지 고기를 팔러 갑니다. 광부들은 월급이 잘
나왔고 직업의 특성상 돼지 고기를 자주 섭취하기 때문에 사택에 까지 먼 길을 가서 돼지 고기를 팔고
집에서 잡을 때 남은 돼지머리와 내장 덤으로 먹는 맛에 먼 길을 걸어서 다니던 형편인데 어디 고기를
구워서 먹겠습니까?)
일꾼 밥은 놋 옥바리에 위로 올라간 밥이 더 많아서 상에 놓고 들고 가면 밥 그릇이 흔들 뒤뚱하면서
전복 될까 겁 날 정도로 밥을 많이 담은 일꾼 밥그릇이 기억나기도 합니다. 그 밥그릇에는 고구마 아님
감자가 한 개씩 심어져 되어 있었으니....
㈜ 고향 동네 보름풍속을 생각하면서
해도 돋기 전 캄캄한 새벽녘에 집집마다 다니면서 이름 크게 부르면서 “내 더위 사라”고 소리 지르고 ..........
보름날 저녁에 처녀, 총각들이 모여서 배가 출출하여 지면 오곡밥(찰밥)을 훔치러(?) 나섭니다
밝은 달빛을 의지하여 정지로 들어가 (해마다 반복되는 행사 오늘 저녁에도
이 넘들이 틀림없이 올 것이라는 기다림속에 재미있게 놀고 먹어라! 자식같이 생각하는 어른들의 사랑)
솥 뚜껑을 열면 한 그릇 혹은 두 그릇의 오곡밥을 준비하여 밥 뚜껑 덮고 행여
식을까봐 더운물에 밥 그릇을 담궈두어 식지 않게 배려 해 주는 아주 사려 깊고
포근한 인심들이 있었던 어릴적 고향 동네 인심입니다만 지금은 그런 장난들도
하지 않은게 아마도 오래 되었지 않았나 싶어네요.
이렇게 배짱 좋게 훔쳐 온 밥과 나물들을 희희락낙하면서 먹는 맛이란 참! 상상만 하여도 웃음이
나오고 이제는 되돌아 갈 수 없는 추억이 되었습니다!!